Third theme



Suzy/

서울에서 20여년을 살면서 많은 곳을 가보았고 많은 일을 겪어보았다. 대학을 자퇴하고 유학을 가고 싶은 마음, 삶의 터전을 다른 나라로 옮기고 싶은 마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방인으로써 외국에 사는 것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불합리와 부조리를 목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라는 걱정이, 그 마음들의 크기를 줄여주었다. 부조리의 옹호자들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난 서울이 좋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인간으로 살아온 기억들이 있는 도시다. 하지만 아마 다른 나라나 도시로 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삶의 가지를 치기 시작하면 서울의 가치는 대체될 수도 있다. 


도시의 오리지널리티란 결국 얼마나 예쁜 간판을 다는 것인가, 얼마나 화려한 장소를 만드는가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이다. '이야기'란 것이 배부른 중산층의 돈놀음 혹은 지식인인척 하는 이들의 말장난처럼 여겨지는 한국 속에서 서울은 어떤 도시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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