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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디트로이트 시티가 파산했다. 도시가 파산을 했다는 사실도 신기했지만,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시민들이 이주하고 버려진 동네 집들의 모습이었다.


http://www.1800politics.com/democratic-controlled-detroit-defaults-on-2-5-billion-of-debt/


http://www.time.com/time/photogallery/0,29307,1882089,00.html



http://www.time.com/time/photogallery/0,29307,1882089_1850981,00.html

최근에 들어서야 슬럼화 되기 시작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한 때 거주했다 떠나간 곳은 폐허가 된다는, 별로 놀랍지 않은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아예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과 달리, 한 때 인간의 손으로 가꾸어졌던 곳들은 인간이 없이는 그저 폐허에 불과했다.

왜 그럴까?

사람은 자신의 몸을 치장 하듯이, 자기가 존재하는 공간을 꾸미고 싶어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곳에 존재하고 싶어하지, 어색하고 불편한 곳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아름답게 느끼는 가치는 각자 달라서, 각자의 자신의 공간 또한 각양각색으로 꾸민다. 어떤 이는 울타리가 없는 넓은 잔디밭에 이웃들이 자유로이 드나들기를 원하고, 어떤 이는 고된 하루를 끝내고 아무 생각 없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작은 방을 원하고, 어떤 이는 도시의 불빛이 반사되는 매끈한 대리석 바닥을 원한다. 집은, 인간의 얼굴과 옷차림만큼이나,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을 여과 없이 반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애정을 가진 모든 대상에게 그러하든 자신이 사랑하는 집에도 자신을 투영한다.




그러니 어떤 공간을 관리하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다는 것이고 그 공간에는 결국 인간의 모습이 더 이상 투영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떤 인간이 존재했었음을 알지만 동시에 그가 이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그런 허무함을, 우리는 폐허에서 느낄 수 있다. 디트로이트 시티의 폐허가 된 공간들이 나에게 강력한 인상으로 다가온 것도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디트로이트 시티에 대해 서핑을 하던 중 또 한가지 발견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 이번 Dark Rye매거진의 이슈가 바로 디트로이트 시티인 것. 그 중에서도 디트로이트 버스 컴퍼니(Detroit Bus Company)를 운영하는 Andy Didorosi의 기사였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디트로이트의 대중교통인 M-1 철도가 폐업했다. 이 상황에 분개한 앤디는 버스를 사서, 지역 아티스트들의 그래피티로 버스를 리모델링 한 후 디트로이트 버스 컴퍼니를 설립해, 디트로이트 시내-교외를 다니는 버스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방식으로 자신의 집이 폐허가 되지 않도록 지켜 나가고 있다.

Salon de Something의 첫 번째 테마는 공간이다. 우리는 사이버 상의 어떤 공간을 만들고 그 곳에 물리적 공간의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이 곳이 언제나 문이 열려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넓고 쾌적한 살롱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벌써 우리의 모습을 이 곳에 투영하기 시작했고 이 곳은 서서히 진짜 우리의 집 안에 있는 거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Suz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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